바삭하게 구운 토스트, 노릇하게 익힌 삼겹살, 겉이 살짝 탄 감자튀김. 이러한 음식들은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기 메뉴지만, 한편으로는 "탄 음식은 발암물질을 포함한다"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. 이번 포스팅에서는 탄 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, 과학적으로 검증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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탄 음식 |
1. 탄 음식 속의 유해 물질: 무엇이 문제일까요?
음식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특정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. 대표적인 성분들을 알아보겠습니다.
1) 아크릴아마이드 (Acrylamide)
- 발암 의심 물질로 분류되는 화합물로, 120도 이상의 온도에서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반응하여 생성됩니다.
- 감자튀김, 토스트, 쿠키 등의 고온 조리된 음식에서 발견됩니다.
- 국제암연구소(IARC)에서는 2A군 발암물질(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)로 분류하고 있습니다.
- 2002년 스웨덴 식품청(Swedish National Food Agency)과 스톡홀름 대학교 연구진이 감자튀김과 같은 음식에서 높은 농도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된다고 보고하였으며, 이후 여러 연구에서 장기적인 섭취 시 신경계 손상과 암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.
- 2021년 미국 국립독성연구소(NTP)에서는 동물 실험을 통해 고농도 아크릴아마이드 섭취 시 신경독성과 생식기능 저하 가능성이 있음을 발표하였습니다.
- 유럽식품안전청(EFSA)에서는 장기간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할 경우 유전자 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음을 강조하였으며, 식품 내 아크릴아마이드 허용 기준을 엄격히 설정하였습니다.
2) 벤조피렌 (Benzo[a]pyrene)
-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발암물질입니다.
- 특히 숯불구이, 직화구이 고기에서 많이 생성됩니다.
- 미국 환경보호청(EPA)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였으며, 동물 실험 결과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고 발암 가능성이 높음이 입증되었습니다.
- 2012년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에서는 숯불구이 음식에서 높은 농도의 벤조피렌이 검출되었으며, 섭취량이 많을 경우 위암과 대장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.
- 2019년 유럽식품안전청(EFSA) 연구에 따르면, 지속적으로 벤조피렌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면 DNA 손상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암 발생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.
- 한 연구에서는 고온에서 조리된 육류를 주 4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의 대장암 위험이 28%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3) 헤테로사이클릭아민 (Heterocyclic amines, HCA)
- 육류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단백질과 크레아틴이 반응하여 형성되는 물질입니다.
- 장기적인 섭취 시 위암, 대장암, 유방암 등의 위험 증가 가능성이 연구를 통해 보고되었습니다.
- 미국 국립암연구소(NCI)에서는 1990년대부터 HCA와 대장암, 유방암의 관련성을 연구하였으며, 특히 매일 100g 이상의 붉은 고기를 고온에서 조리하여 섭취할 경우 대장암 위험이 17% 증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.
- 2022년 영국 의학저널(BMJ) 연구에 따르면, HCA 섭취량이 높은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위험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.
4) AGEs (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, 최종당화산물)
- 고온 조리된 음식에서 많이 생성되며, 세포 노화 및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- 당뇨병, 심혈관 질환, 신경퇴행성 질환(알츠하이머 등)과 관련이 있습니다.
- 2014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에서는 최종당화산물(AGEs)이 뇌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,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 조직에서 높은 수준의 AGEs가 검출됨을 보고하였습니다.
- 2020년 하버드 대학교 연구에서는 AGEs가 혈관 탄력을 저하시켜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.
-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AGEs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저온 조리 방식을 권장하고 있습니다.
2. 탄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
1) 소화기 건강 문제(암 발생 위험 증가)
- 탄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위 점막을 자극하여 위염, 역류성 식도염 등의 소화기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.
- 일부 연구에서는 탄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.
- WHO 및 국제암연구소(IARC)에서 탄 음식에서 생성되는 일부 물질을 발암 가능성이 높은 성분으로 분류하였습니다.
- 2015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(IARC)에서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이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였으며, 고온에서 조리된 육류의 섭취가 대장암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명확히 밝혔습니다.
- 2018년 미국 암학회(AACR)에서는 매일 직화구이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대장암 발생 위험이 37%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.
- 일본 국립암센터 연구에 따르면, 탄 음식 섭취가 많을수록 위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2)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
- 고온 조리 시 생성되는 벤조피렌과 AGEs는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.
- 장기간 섭취하면 동맥경화, 고혈압, 심장병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.
- 2017년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에서는 튀긴 음식과 고온에서 조리된 육류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23%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.
- 2021년 유럽심장학회(ESC)에서는 고온 조리된 육류 섭취가 혈중 LDL(나쁜 콜레스테롤)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.
- 한국영양학회 연구에서도 튀긴 음식 섭취가 많은 사람들은 심장병 발생률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.
3) 신경계 및 대사 건강 악화
- 아크릴아마이드 및 헤테로사이클릭아민(HCA)의 높은 섭취는 신경독성을 유발하고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.
- 당뇨병 환자의 경우 AGEs가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.
3. 탄 음식, 건강하게 먹는 방법
탄 음식이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. 하지만 조리 방식을 조정하면 유해 물질의 생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.
1) 온도와 조리 시간 조절
- 고온 조리를 피하고 중저온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.
-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할 때 180도 이하의 온도에서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.
2) 물을 활용한 조리법 사용
- 끓이거나 찌는 조리법은 유해 물질 생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.
- 스테이크나 생선을 조리할 때 약간의 물을 추가하여 수분을 유지하면 HCA 생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.
3) 탄 부분 제거
- 음식을 조리한 후 탄 부분은 최대한 제거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특히 숯불구이나 튀김류를 먹을 때 겉이 심하게 탄 부분을 떼어내는 것이 유리합니다.
4) 항산화제 섭취 증가
- 비타민 C, E가 풍부한 채소, 과일, 견과류를 함께 섭취하면 발암물질의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.
- 녹차에 포함된 카테킨 성분은 HCA의 유해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
5) 식단 균형 맞추기
- 고기와 같은 단백질 섭취량을 줄이고, **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(채소, 통곡물)**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주 2~3회 이상 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.
마무리하며
탄 음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, 조리법을 적절히 조절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.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섭취 빈도를 줄이고, 건강한 조리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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